교토의 기온 골목을 둘러보러 길을 나섭니다
호텔을 나서자마나 버스정류장에 연분홍 기모노차림의 여인이 서있는데 저를 기다리면 좋겠지만 버스를 기다리고 있군요^^;
기모노는 치마폭이 좁아서 걷는 모습부터가 조금 웃긴데 버스는 어떻게 오르려는지 궁금하네요
카메라들고 길을 나섰지만 너무 습하고 더워서 스타벅스에서 한참을 뭉그적거리며 숙소로 돌아갈까 고민을 했지만
다시 마음을 부여잡고 커피숍을 나오는데 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시죠거리 / 2007년 3월 촬영]
[시죠거리 / 2007년 3월 촬영]
큰길을 벗어나 골목으로 접어드니 식당앞에 너구리가 갖은폼을 잡고 서있네요
일본에선 너구리를 타누키[狸, Tanuki]라고 부르는데 고양이, 여우와 더불어 인간으로 변신하는 3대 요물중에 하나라는군요
그래서 요녀석들이 사람인척 시치미를 떼고 있나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교토의 골목 탐사에 나섭니다
일본에서 특히 교토를 좋아하는데 바로 이런 골목때문인듯 싶습니다
골목골목 옛정취가 묻어나는게 금방이라도 닌자가 나올것 같네요
여기는 식당 같은데 정적인 느낌이 너무 좋군요
그런데 입구에 걸린 등을 보니 마치 초상집 같기도 합니다^^;
교토는 안동하회마을 같이 전통가옥을 식당으로 이용하는곳이 많은데
이식당은 아주 전통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마당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직원은 유카타를 입은 외국인이네요
얼마전 씨푸드 뷔페 드마리스에서 외국인 직원을 모집하며 혼혈인과 아시아인은 안된다고 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던게 생각납니다
가족단위로 많이 이용하는 뷔페에서 백인을 세워두면 격이 올라가는건지....예외사항을 보니 언어 문제는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걷고 또 걷고 지쳐서 그만하고 싶을때 느낌있는 뒷모습의 일본인 처자발견 갑자기 힘이 나는군요^^
일본사람들은 남자고 여자고 페도라를 즐겨 쓰는것 같네요
저도 페도라를 두어개 가지고는 있지만 여행때를 제외하곤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한국사람들은 페도라 보다는 캡모자를 많이 쓰죠 그러다보니 태국에선 캡모자 쓴 사람은 거의 한국사람이라는 얘기도 있답니다
암튼 느낌 좋고 얼굴도 이뻤던 여인네 한참을 홀로 다니는거보니 혼자온게 확실했지만 말이 통해야 작업(?)이라도....^^;
교토는 가뜩이나 기모노 차림의 여인들이 많았는데 축제기간과 연휴가 겹쳐서 그런지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인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보이네요
교토를 걷노라면 기모노 차림의 여인들뿐 아니라 화려하게 치장한 게이샤들을 종종 볼수 있습니다
푸치니의 3대 오페라중 하나인 '나비부인'은 게이샤의 삶을 주제로 할정도이니 일본을 논할때 게이샤를 빼놓을수는 없을듯 싶네요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인해 더욱 친밀한 게이샤[藝者]는 흔히 기생으로 알고 있지만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본래 예술을 하는 사람을 칭합니다
비록 유곽에서 일하는 기녀지만 무용이나 연주등을 하는 예능인으로써 활동했는데 언제부턴가 매춘을 하는 게이샤들이 등장을 하면서 그 의미가 많이 퇴색이 됐죠
그래서 교토의 게이샤들은 다른곳과 차별을 두기 위해 게이꼬라고 부른답니다
물론 사진에 찍힌 게이꼬들은 실제 기녀는 아니고 대부분 관광객들인데 남원에서 한복을 입고 춘향이 흉내를 내는것과 같다고 보시면 될듯 싶네요
야사카신사에서 시작한 걷기가 어느새 기요즈미데라 초입까지 왔네요
여기는 개인적으로 교토에서 가장 운치있는 길이라 생각하는 산넨자카[産寧坂] 거리입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전통적인 기념품을 파는 샵과 레스토랑들이 전통 가옥으로 되있어서 운치를 더하네요
귀여운 타누키[너구리]도 있는데 대부분의 샵들이 사진촬영금지라서....^^
찐빵같이 생긴 너는 누구니??
산넨자카[產寧坂]거리의 끝에는 46개의 산넨자카 계단이 있는데 이길은 원래 산모의 안녕과 순산을 기원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산넨자카[產寧坂]는 다른 뜻의 산넨자카[三年坂]로 불리우며 또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길에서 넘어지면 3년안에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습니다
아마도 계단이 가파르니 조심하라는 뜻인듯 싶지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무시무시하네요^^;
산넨자카 계단을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오르면 기요즈미데라[淸水寺]와 연결된 마츠바라 거리가 나오는데
마쯔리가 있거나 벗꽃이 피는 3월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곳이기도 합니다
[마츠바라 거리 / 2008년 3월]
드디어 기요즈미데라에 도착을 했네요
기요즈미데라는 우리말로 청수사[淸水寺]라고 하는데 성스러운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사찰로 지어진지 1,200년이 넘었습니다
입구에서는 본당이 안보이는데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기요즈미데라, 淸水寺 / 2008년 3월]
너무 많이 걸어서 땀도 많이 흘리고 기운도 없어서 빨리 샤워하고 쉬고 싶은 생각뿐이네요^^;
슬슬 내려가는데 오재미가 주렁주렁 걸린 신사가 있어서 잠시 들어가 봅니다
이 신사는 야사카코우신도[八坂庚申堂]인데 걸린게 오재미가 아니라 인형이라는군요
자세히 봐도 인형은 아닌듯 싶은데...이건 쿠쿠리사루[くくり猿]라고 하는데 매듭원숭이입니다
그러고보니 손발이 묶인 원숭이로 보이는것 같기도 하지만 좀 억지스럽죠^^
보통의 신사는 나무판에 소원을 적는데 여긴 오재미같이 생긴 쿠쿠리사루에 소원을 적는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오재미도 우리말이 아닌 일본말이라는군요^^;
신사를 지나 내려오는길에 골목에서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가 활짝 피었네요
드디어 출발했던 시죠거리로 돌아왔는데 해가 뒤엇뒤엇 지고 있네요
7월의 교토는 덥고 습해서 걸어다니며 구경을 한다는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충분한 값어치는 있는것 같네요
그래도 가능하면 벗꽃이 피는 3~4월에 방문하는게 좋을듯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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